(유감일지) 데이터에 이름표를 붙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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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일지) 데이터에 이름표를 붙여줘~~

엠피아이 0 2021.09.27


 

디지털 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명제가 우리 패션산업의 중심 화두가 된지도 벌써 수년이 흘렀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생소하고 막연하며 심지어 불편하기조차 하다. 주변은 디지털 대전환을 통한 새로운 성공담도 넘쳐나고 모두가 익숙한 듯 거침없이 내쳐 달려나가고 있는 듯하다.

 

모두가? 과연? 그럴까? 사실 우리 패션산업 현장의 중심은 아직도 미심쩍은 낯가림으로 주저하고 퇴행하는 디지털 불안이 훨씬 더 압도적이다. 모두가 쉽게쉽게 부분적 Digital Shift를 전면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혼용하며 외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상당한 시간과 변화 과정의 인내가 요구되는 매우 긴 호흡의 대전환이다.

 

왜냐하면 디지털 전환의 방점은 디지털이 아니라 전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인프라가 곧 바로 전환을 가져다주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디지털 전환 ABC는 그 자체가 도달점이 아니라 성과 혁신을 목표로 하는 전환을 위한 도구일 뿐임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

 

모든 비즈니스의 궁극적 목표와 기준은 성과이다. 성과가 전제되지 않는 자원의 투입은 비즈니스 가치 측면에서 무의미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다수의 후발 패션기업 디지털 전환 작업의 정의는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면 모든 게 한방에? A.I. 인공지능의 요체는 엄청난 자가학습의 양과 속도이다. 그런데 그 학습의 자원은 무엇일까? 바로 데이터이다. 데이터가 없다면 무슨 학습이 가능하며 무슨 분석과 예측이 가능할 수 있단 말인가 세계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의 도입에도 오보가 빈발하는 일기예보의 원인도 슈퍼컴퓨터가 아니라 축적된 가용 데이터자원의 부족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기업 회계에서 보여지는 데이터를 유동자산으로 평가 식립해 보려는 시도가 터무니 없지만은 않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기업회계에서 고정자산과 대비되는 유동자산의 힘은 즉시성과 전환성이다. 언제든 쓸 수 있고 무엇으로든 변환될 수 있는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수 십 년 또는 수 년에 걸친 패션 비즈니스 경험에 앞선 전통적 패션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경쟁동력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함은 그것이 가용적 유동자산 수준의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신사의 경쟁력은 데이터라 말하고, 스타일난다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은 데이터였다 라고 하는데 정작 수십 년 패션기업에는 데이터가 없다는 아이러니가 현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후발 패션기업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다. 우선 현재는 산재되어 무가치한 원시데이터 수준의 날 것을 디지털 도구 활용 가능 데이터로 Digitize하는 것이다.

 

데이터 Digitization, 그 출발은 단절되고 분산되고 흩어진 원시데이터에 일련의 이름표를 붙이는 작업이다. 데이터에 이름표 붙이기. Data Labeling은 추후에 그 데이터를 어떻게 끄집어내고 어떻게 연결하고 어떻게 분류할지 그 활용 목표가 명료해야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Data Labeling의 설계는 절대로 디지털 전문가의 몫이 아니다. 패션 비즈니스 전문가적 감각과 식견으로 그 동안 판단하고 결정할 때 동원하고 고려했던 바로 그 데이터 연산의 풍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데이터에 이름표 붙이기. 양질의 dada labeling은 패션 비즈니스 성과와 직결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Cost effective한 디지털 Shifting의 출발이다. 우선 모두 자신들의 제품 스타일넘버 코드체계를 찬찬히 살펴보자. 장담하건대 데이터 이름표 붙이기의 참뜻을 재삼 절감하게 될 것이다.

 

 

 Number Talks을 이야기하며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건 언제나 숫자라고 강조하는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의 칼럼 아닌 칼럼입니다. 숫자를 다루다보면 언제나 조금의 아쉬움이 남기 마련. 그래서 칼럼의 제품도 유감일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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