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읽기) Z세대의 오징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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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읽기) Z세대의 오징어게임

패션쇼 0 2021.09.26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인기다. 전 세계 넷플릿스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이 드라마에 눈길이 가나 보다. 이 드라마의 인기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의 여러 드라마나 만화를 베꼈다며 폄훼하고 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간의 타락과 욕망이라는 주제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하고 그걸 느끼는 사람들의 생각 역시 비슷한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학부 때 영화론한 한기 수강한 게 다인 내가 전문가인 양 드라마를 평가하는 건 무리다. 다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반복됐다는 것과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면면이 모두 정상이 아닌데 그런 사람들을 일반화하는 것, 또 그들의 욕망을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것 등이 생각난다. 사회적인 문제를 개인의 업보인 듯 설정해 놓고 그들끼리의 싸움으로 몰아가는 것도 불편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사회의 시스템이 잘못됐다면 그걸 고치려고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표라는 소극적인 방법에서부터 사회 활동 등의 직접 참여까지 할 일은 상당히 많다. 그런데 다들 눈을 감고 있다 그 잘못된 시스템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루저로 몰고, 그렇게 탈락한 사람들끼리의 싸움을 즐긴다. 어쩌면 오징어게임이 말 하고자 했던 게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어쨌든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어릴 적 했던 놀이들이다. 난 어릴 적 오징어는 물론이고 딱지치기와 비석치기, 사방치기, 찜뽕, 말타기, 구슬치기, 잣치기, 깡통돌리기 등 안 해본 거 없이 거의 다 해본 것 같다. 특히 추운날 밖에서 이런 놀이를 하면 콧물에 동상까지 찌질이가 따로 없었다.

 

또 드라마에 나오는 깜부라는 걸 잘 활용해야 그 동네에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돈이 많은 친구와 깜부를 하거나 실력이 뛰어난 친구와 깜부를 하면 꿀릴 게 없었다. 돈 많은 친구는 새 상품을 끊임없이 사오고, 실력 있는 친구의 집에는 몇 개의 분유 깡통 속에 구슬이며 딱지가 한가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동그란 딱지 놀이를 좋아했다. 딱지는 A4 정도의 크기에 유명한 만화나 캐릭터 등이 그려져 있고 거기에 10여개의 동그란 딱지가 실선으로 잘라져 있다. 그걸 뜯어서 글높, 별높 등의 게임을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동네의 놀이가 없어졌다. 개인적으로 보면 마을이라는 끈끈한 공동체가 없어지고 아트파형 공간이 지배하면서 이런 놀이가 없어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아이들이 학원으로 놀러가는 시대였던 1990년대 후반부터 이런 아이들 사이에서 게임이 없어졌다고 본다. 이 때 검퓨터가 생겨나고 모뎀을 이용해 PC통신을 하고 2000년대 스마트폰이 생겨나며 아예 이런 게임 자체가 사라졌다. 그래서 지금은 시골에서도 이런 게임을 하지 않는다. 조금 더 정확히 게임을 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제 글의 본론으로 들어가서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게임. 그러니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줄다리기, 구슬, 사방치기 비슷한 것, 오징어까지 요즘 세대인 Z세대들은 이런 게임을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이런 게임 자체를 보지도 즐기지도 못했을 것만 같은 Z세대들이 드라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도 궁금하다.

 

그런데 의외로 Z세대들은 이런 이야기나 게임을 유튜브라는 채널에서 재생 반복하며 웬만한 사람들보다 개념을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패션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1990년대에서 Y2K 패션까지 그들에게 인기를 얻는 이유, 또는 전원일기가 이들 사이에서 짤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도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설명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드라마에 나오는 세모와 네모, 동그라미는 어떤 의미일까? 단순한 오징어게임의 상징일까? 아니면 세상을 구성하는 원리가 넓고 둥그렇고 뾰족하다고 생각한 어떤 철학자의 상징을 차용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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