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感日誌)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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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感日誌)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엠피아이 0 2021.09.06


 

숫자는 거짓말을 한다’ 2020년 한국에도 출판된 재미난 책 제목이다. 원제는 ‘How charts lie’이다. 저자 알베르토 카이로는 왜 책 제목을 Numbers lie 가 아닌 Charts lie 라고 했을까. 하긴 언제부터인가 기업 내부용 보고에선 PPT 문서 금지령이 나올 만큼 시각화된 데이터의 현란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법칙은 한 마디로 Money talks로 함축된다. 비즈니스 영역에서의 법칙 또한 결국엔 Number talks로 수렴된다. 여전한 혁신의 으뜸 화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원천 기반 역시 이를 가동하는 디지털 기술 이전에 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라고 주창되는 세상이다.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인공지능을 상정할 수 없음이다. 정보는 곧 데이터이다.

 

그런데 흔히 데이터를 곧 그저 숫자로 오해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다. 숫자로 치환된 정보의 본래 속성과 가치, 그리고 데이터의 함의는 그 만큼 자주 그저 그 숫자에 갇혀 사라진다. 숫자가 그저 숫자가 아님을 잘 알아야 한다. 사실 숫자는 글자만큼이나 주관적이다. 매우 명료하고 단순한 듯 보이는 숫자를 액면 그대로 보아서는 안 된다. 숫자 역시 context로 읽고 해석할 수 있어야만 한다.

 

우리 브랜드의 매출 구성은 신제품 80%, 구제품 20% 입니다라는 말은 어떤 뜻인가? 매출액 기준으로는 신제품 비중이 80%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를 매출원가 기준으로 해보면 신제품 비중은 67%(한국 패션기업 구제품 원가율 평균 준용)이다. 가장 흔하게 접하는 신구 제품 복합매장 방식의 골프웨어 브랜드 가두매장의 물량 구성에서 자주 접하는 혼란이다.

 

더 나아가 매출에서의 신제품 비중 80%를 놀랍게도 보유 재고의 비중도 그러리라는 착시 인지도 생각보다 흔하다. 20217KOSIS 도소매통계에 따르면 패션제품 소비는 2020년 동월 대비 12% 증가하였다. 코로나 4차 파동의 직격탄에 최악의 이번 여름 시즌 기간인 7월이 증가였다고?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2년전인 2019년 동월 대비 -5%, 더 멀리 3년 전인 2018년 동월 대비 -6%.

 

이제야 이해가 될 것이다. 2020년 여름 역시 코로나 2차 파동으로 올해 못지않게 부진했던 침체의 여름 시즌이었음이 기억날 것이다. 가장 단순한 수준의 기저효과(base effect)가 보고자의 의도적 방임 속에 마구 난무하는 것이다.

 

대선 관련 서베이 데이터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거창하게 통계의 허울을 썼지만 데이터 그 자체가 뭐 그리 대단한 과정이 아님은 그 서베이 비용을 확인하면 바로 짐작할 수 있다. 숫자가 담고 있는 내용과 저변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전제된다면 복잡한 듯 보였던 숫자의 흐름과 함의도 시각적 도식의 별다른 도움 없이도 충분히 정확히 읽히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숫자가 상식에 반하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시각적 현란함에 중독된 판단은 때때로 지나치게 명료한 숫자를 도리어 의심하게 된다.

 

 

 Number Talks을 이야기하며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건 언제나 숫자라고 강조하는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의 칼럼 아닌 칼럼입니다. 숫자를 다루다보면 언제나 조금의 아쉬움이 남기 마련. 그래서 칼럼의 제품도 유감일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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