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현에세이)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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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현에세이)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신입사원 시절에는 모든 사무실 업무가 자동화 이전의 시대였다. 외국과의 연락은 텔렉스라는 기계를 통하여 텔렉스를 전문으로 교신하는 직원이 있었다. 또한 모든 서류는 타자기를 이용하여 여직원들이 작성하였다. 물론 내부 결재는 모두 손으로 직접 작성해야 했다.

 

당시 텔렉스 전담 직원의 힘은 대단했다. 미국이나 유럽은 시차 때문에 급한 경우가 너무 많아 평소 텔렉스실 직원들에게 잘 보여야 시차 문제가 생기지 않게 업무를 할 수 있었다. 복사는 복사 후 물에 넣으면 퍼렇게 복사되는 것이었고, 전화는 회사마다 교환원이 있어 연결해주었다.

 

컴퓨터는 회사 전체 한 대로 자료보관용이었다. 그런데 1980년도에 들어서면서 사무실이 자동화되기 시작했다. 전화기, 복사기, 팩스기 등의 등장으로 업무가 간편해지게 된다.

 

1982년부터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모든 업무를 컴퓨터로 하라고 하는데, 직원 대부분은 수기 작성하는 게 익숙해서 하루아침에 컴퓨터로 업무를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관리업무 직원들은 자료를 집계해야 했기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용했지만, 영업 직원들은 컴퓨터 사용시간이 많지 않아 익수해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나 자신도 대리 시절에 컴퓨터를 지급받았으나 2년여 동안 먼저 손으로 작성하고 다시 그대로 컴퓨터에 입력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다 과장으로 승진하고 나서는 과원들이 입력한 자료를 확인만 주로 하게 되니 컴퓨터 활용 실력이 늘지 않았다. 초창기 컴퓨터에 거부감을 가졌던 나는 아직도 컴퓨터 활용의 실력이 뒤떨어진다. 아마 1975년부터 1980년 즈음에 입사한 대부분의 사람이 컴퓨터 알레르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사무자동화는 2000년도에 들어서며 모든 업무를 컴퓨터로만 하게 된다. 나에게 기억되는 가장 멋진 컴퓨터 프로그램은 신호등 경영프로그램이다. 처음에 백화점에서 시작된 실시간 매출 확인 프로그램이 2007/08년도쯤 코오롱에서는 신호등 경영이라 하여 회사 전체, 본부 전체, 그리고 부까지 실시간 매출을 확인할 수 있었고, 부서 단위별 키를 누르면 목표대비 100% 이상이면 파란 등, 80% 미만이면 적색등이 켜져 바로 문제 확인 및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2010년도에 들어서니 핸드폰이 컴퓨터를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아무리 기계가 발전하더라도 그 기계를 운용하는 직원들의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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