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아. 네가 우리반 좀 표현하는 포스터 좀 만들어 줄래” 

2주 전 금요일 따님은 선생님에게 단독 과제를 받았습니다.

따님의 담임 선생님이 따님의 그림 과제물을 눈여겨보고 특별 과제를 내준 거지요.

미술을 전공한 엄마의 재능과 어릴 적 미술학원을 다녔던 경험이 더해져 따님의 그림실력은 반 친구들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입니다.

따님은 집에 오자마자 엄마랑 과제물에 대해 상의했고, 결국 반 친구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자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반 친구들이 공유하는 소셜미디어에 친구들이 좋아하는 색깔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한명 두명 답변이 올라옵니다.

“나는 핸드폰 같은 사람이 될 거야. 핸드폰은 모두가 가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니까”

“나는 마스크 같은 사람. 마스크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니까!”

“나는 흰색 도화지 같은 사람. 흰색 도화지는 어떤 것이든 그릴 수 있고, 무엇이든 채울 수 있으니까!”

아이들은 다양한 은유로 자신을 표현했고, 그 이유도 의미가 있어 읽는 부모된 심정으로 흐뭇했습니다.

따님이 아이들의 얼굴을 그리면, 마눌님은 전공실력을 살려 섬세하게 표현을 더해줬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원하는 색깔로 아이들의 얼굴 그림을 완성했지요.

아빠는 아이들이 올려준 장문의 글을 아주 짧게 요약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누구는 “일상에 도움이 되는 연필” 누구는 “사람에게 힘이 되는 비타민”

그렇게 온가족이 모여 따님의 과제물을 도왔습니다.

시험공부하랴, 학교 과제하랴, 학원 숙제하랴..

따님도 분주했지만 마눌님도 따님 과제물을 도와주느라 몇일을 고생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포스터는.. 거의 작품 수준이었지요.

따님의 반친구 24명의 친구들은 캐리커처로 멋지게 표현됐습니다.

따님이 과제물을 제출한 날 저녁 친구들의 반응을 물어봤습니다.

“‘우와~~’ ‘쩐다~~’ ‘헐~~~’ 뭐 이런 반응이었어”

“그런 반응이 좋은 거야?”

“응 뭐 감탄하고 놀랍다는 반응이야.. ”

“그렇군 따님도 기분 좋았겠네. 엄마한테 고맙다고 말해줘~”

따님의 과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6학년 졸업식 때 이 과제물은 따님이 꼭 챙겼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따님이 초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소중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