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현 에세이) 참교육은 가정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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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현 에세이) 참교육은 가정에서 비롯된다

 


1983년 업무차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도쿄에 도착하여 당시의 철도망과 지하철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마 당시의 도쿄 철도와 지하철은 2015년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도쿄와 오사카를 달리는 신칸센은 서울의 새마을호와는 차원이 달랐다.

 

일본 지역 수출 담당자였던 나는 1989년 초 오사카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나는 먼저 가서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집과 아이들 학교를 알아보았다. 당시만 해도 일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집을 구하는 데 무척 어려웠다.

 

아이들 학교 근처에 있는 집을 몇 군데 돌아보았지만 계약을 해주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코오롱 직원이라면 믿었지만 일본인들이야 코오롱을 알 턱이 없고, 또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안심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중에 현지법인 일본인 직원을 대동해서 겨우 집을 계약할 수 있었다. 당시 일본에서는 한국인이 귀화해도 3세대가 지나지 않으면 일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직원의 설명을 들었다. 그러니 과거에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서 살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사카에서 한 6개월을 지내고 보니 조금씩 일본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활에서 드러나는 일본인의 검소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기업의 임원이나 일반 사원이나 20평 아파트에 살며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모습은 상상해보지 못한 것들이었다. 자동차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여가를 즐기는 데 사용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함께 아파트 단지를 대청소했다. 언제 어디서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모습이 몸에 밴 듯햇다.

 

정말 많은 모습이 서울과 달랐다. 아마 외형상으로는 일본의 당시 모습이 2015년대의 서울 모습과 비슷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살려면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게 많다.

 

우리 옆집에 일본인 가정이 살았는데 그 집의 아들고 우리 아들이 같은 나이여서 가끔 동네에서 함께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본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질서 지키기와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당시에 외식하러 아이들과 함께 음식점에 가서 보면 떠들거나 일어서서 왔다 갔다 하는 아이는 없었다. 한국에서는 주말에 음식점에 가면 아이들이 떠들면서 정신없이 뛰어노는 통에 담소를 나누면서 식사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또한 당시 일본에서는 어느 온천이나 동네 목욕탕에 가도 아이들은 조용했고, 혹여 조금만 목소리가 커지려고 하면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일본인 부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의 온천이나 목욕탕에서 떠드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면 그 부모가 도리어 나에게 대들 기세다. 우리나라가 질서가 있는 선진국으로 가려면 우선 가정에서 DDLEMF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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