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생일 미역국

instagram facebook youtube
OPEN WRITE
▶ 모바일 홈 화면에 바로가기 추가하기

(딸에게 쓰는 편지) 생일 미역국

하늘나는펭귄 0 2020.06.04

!! 미역국 맛나네!”

당연히 맛있지, 내 생일 국인데....”

. 그렇지. 따님 생일이라서, 엄마가 정성들여 끓여서 맛있는 건가?”

내 생일이니까. 내가 맛있게 느끼면 맛있는 거지... ”

그런 거야? 그런데...... 아빠는 아빠 생일 아닌데 왜 맛있어?”

딸 생일이잖아. 딸 생일이 안 좋아?”

“(!!..). 물론 좋지..”

 

모처럼 집에 일찍 들어와 따님과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따님과 나눈 대화입니다.

따님 생일 미역국은 맛있었고, 따님과 대화는 즐거웠습니다.

 

따님 생일 이틀 후 따님과 같이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따님 생일날에 공교롭게도 아빠는 회사일로 저녁 약속이 있었습니다.

 

따님은 생일 케익도, 생일 선물도 받지 못했죠.

밤늦게 집에 들어가며 생일 케잌을 살까말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어짜피 좋아하지도 않는 생일 케잌 사봤자, 절반이상은 버릴텐데, 차라리 다른걸 사주자라는 마음에 케잌을 사지 않았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면 따님이 생일날 많이 슬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12, 아직도 어린이 날이면 들뜨고 크리스마스에 산타 선물을 기다리는 나이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엄마가 끓여 준 미역국-그런데 미역국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만 먹었으니....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그래도 아빠에게 서운한 감정을 표현하지 않고 볼멘소리도 하지 않는 따님에게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너무 미안했습니다.

 

같이 밥을 먹는 저녁 자리에서 따님의 말투엔 은근히 가시가 담긴 듯한 느낌이네요..

 

생일날 실수를 만회하려고 저녁 자리에서 평소 갖고 싶어 하던 롱보드를 사주기로 했습니다.

따님! 온라인 쇼핑몰에 네 롱보드 담아놨으니까 맘에 드는지 알려줘..”

 

따님은 금새 기분이 좋아져 상품을 확인했습니다.

아빠 이거 나한테 너무 큰거 아니야? ”

롱보드는 원래 좀 컨거야. 길이가 짧은 것도 있는데.. 초보한테는 롱보드가 나은거 같아

.. 맘에 들긴 하는데... ”

 

따님은 선뜻 결정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주말 마트에 가서 다른 제품들도 보고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빠는 오늘 온라인몰에 담긴 롱보드를 주문했습니다.

롱보드를 받아들 때 따님의 표정이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

 

따님, 스트레스 받을 땐 한강에서 멋지게 롱보드 타며 기분전환 좀 합시다. ^^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