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무너진 선거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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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쓰는 편지) 무너진 선거의 원칙

하늘나는펭귄 0 2020.04.16

아침 8시를 훌쩍 넘기고 나서야 따님이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납니다.

거실에 홀로 앉아 있는 아빠를 확인한 따님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네요.

아빠 회사 안 갔어?”

, 오늘 선거 날이잖아.. 아침은 뭐 먹을래?”

.. 아빠는 누구 찍을 건데?”

? 비밀이야. 우리나라 선거는 비밀선거의 원칙을 갖고 있어.. ㅎㅎㅎ

... ...”

그나저나 밥은 뭘로 해줄까? 계란프라이랑 콘프레이크? 아니면 계란밥?”

(아빠가 해주는 아침 메뉴는 계란프라이가 기본에다 간장계란밥, 아니면 콘프레이크 둘 중 하나입니다)

.. 나도 비밀이다 뭐....”

 

.... 따님은 아빠가 누구를 찍을지, 말을 안해준다고 자기도 무엇이 먹고 싶은지, 말 안해준다고 협박입니다.

... 아침 굶어봤자, 자기 배가 고프지, 아빠 배가 고픈게 아닌데도 말이죠..

 

아빠는 아직 결정은 안했지만, 00색은 안찍을 거고, 이나 △△색 찍을 거야...”

00색은 안 찍을 건데?”

. 그건, 힘들게 앞으로 걸어온 길을 되돌리는 것 같아서...”

..... ”

그나저나 넌 뭐 먹고 싶은데?”

? 그냥 아빠가 주는 대로 먹을 게..”

 

결국 선거날 따님의 아침 식사는 계란밥이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따님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걸어갔습니다.

오랜 만에 동네 골목길을 걷다 보니, 새로 생긴 건물도 많고 몰랐던 주민센터도 알게 됐습니다.

 

투표를 하며 아빠 세대보다는 아이가 행복해 지는 세상을 꿈꿔 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값이 몇 프로 더 오르는 세상이 아니라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하게, 더불어 다 같이 잘살 수 있는 세상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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