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지방을 방문할 때였다. 모 도시는 대리점의 매출도 좋았고 대리점 수도 많았다. 부임 인사차 매장 방문을 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 헤어지는데, 갑자기 교통비라며 촌지 봉투를 내밀었다. 당시에는 그게 관행이었다. 길거리에서 실랑이하다가 할 수 없이 받았다.
그때는 방문매장 대부분이 촌지를 건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회사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매장 담당 직원을 불러서 받은 봉투를 각 매장의 판매대금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이것은 A 매장, 그것은 B 매장으로.”
봉투는 각 매장의 판매대금 입금으로 처리하고 입금증을 각 매장으로 보내도록 조치하였다. 입금증을 받은 각 매장 대리점주들은 내심 놀랐다고 했다. 이 일이 소문이 나서 그 후로는 교통비라는 명목으로 건네는 촌지 관행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더러는 지방 대리점 사장과 주위 백화점 직원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당시 유행하던 나이트클럽에서 함께 어울리기도 했다. 이것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소통을 위한 전략 중 하나였다.
지방 도시에서도 매장 간의 소통 문제로 번번이 판매기회를 놓치던 시절이었다. ‘빵 부장’이라는 내 별명이 전국 매장에 퍼지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는 잭 니클라우스 부의 소통 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