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마리모가 물위로 올라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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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쓰는 편지) 마리모가 물위로 올라온 날

하늘나는펭귄 0 03.19

아빠, 아빠.. 마리모가 떠 올랐어

와 진짜야?”

어 진짜야. 나 소원도 빌었어~”

 

따님이 흥분한 목소리로 마리모 소식을 전했습니다.

카톡으로 전송된 사진에는 정말 마리모가 물 위에 둥둥 떠 있었습니다.

 

마리모가 집에 온 것은 1년 전 이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아침 따님은 아빠에게 꼭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님이 아빠를 데리고 간 곳은 성수동 커먼그라운드 쇼핑몰이었죠.

푸른색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쇼핑몰이라 지역 명소이기도 하거니와 한 때 아빠가 근무했던 회사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즐겁게 따라갔습니다.

 

따님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마리모를 파는 가게를 찾아갔습니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마리모 매장과 마리모에 대한 정보를 소상히 꿰고 있었습니다.

따님은 매장에서 마리모 어항과 모래, 장식들을 고르고 열심히 어항을 꾸몄습니다.

그리고 아빠 눈에는 다 똑같이 생긴 마리모를 신중히 고른 다음 어항에 담아 집에 데리고 왔죠.

 

마리모 물은 일주일에 한번씩 갈아줘야 한대.”

마리모는 기분이 좋으면 물에 뜬대.”

물에 떴을 때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대.”

 

따님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리모 어항을 품에 꼭 안고서, 자신이 알고 있는 마리모 정보를 조잘대며 아빠에게 설명했습니다.

 

그 뒤로 매주 일요일마다 마리모 물을 갈아준 것은 아빠였습니다.

초반에 반짝 관심을 갖던 따님은 마리모에게서 관심이 멀어졌었죠.

마리모 물을 갈아주면서 따님에게 물었습니다.

 

따님 얘들은 살아있긴 한 거야?”

어느새 아빠 곁으로 와서 마리모를 손바닥에 올리고 동글동글 굴리면서

따님이 대답했습니다.

 

그럼 당연히 살아있지. 얘는 물고기 처럼 살아있는 동물이야

그렇군. 그러데 왜 맨날 바닥에만 있나?”

개들은 기분이 좋아야 물 위로 올라오는 거야

 

지난 주말 방학이 길어지면서 집에 있던 따님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마리모 어항을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어항 속에 들어있던 산호가지도 빼내 다른 곳으로 옮기고 마리모도 씻어주었죠.

 

따님이 어항을 청소하고 불과 3일 뒤에 마리모가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아이가 관심을 주니 물위로 떠오르는 마리모가 마냥 신기했습니다.

사실 마리모가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은 광합성으로 인해 기포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그래도 마리모가 기분이 좋아 올라온 것으로 믿고 싶었습니다.

 

따님!. 따님이 청소해주니까 마리모가 기분이 좋아지나 보다.. 앞으로도 마리모 어항은 따님이 청소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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