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혁 부장으로 근무하며 일본 지역 판매망 키우기 임무를 부여받았다. 우선 직원들의 품질에 대한 의식을 향상해야 했다. 제품을 검사할 때 나와 담당직원이 참석하여 검사하게 되었다. 제품 검사 과정을 지켜보니 만족할 만한 품질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 후 곧바로 출고를 준비하고 있어서 내가 담당자에게 “재검사 해야겠습니다”라고 하니 공장사람과 담당자가 놀랐다. 특히, 담당자는 “오늘 출고해야 신용장의 선적기일을 맞출 수 있습니다”라며 항변하였다.
“부장이 재검사하라고 하여 선적기일을 10일 연장해달라고 바이어에게 요청하세요”
나는 거래선에 전화하여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기일 연장을 부탁하였다. 자기 제품을 좋게 만들어 주겠다는데 어느 누가 동의하지 않겠는가? 그 결과 선적은 7일 늦었지만, 품질이 좋아졌다는 바이어의 칭찬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피혁부의 제품 품질과 업무 품질이 한 단계 높아져 거래선에서 호평을 듣게 되었다. 또한, 부서의 실적도 크게 향상되었다.
피혁부에서 2년 동안 근무하고 나니 본부장이 바뀌었다. 2년 동안 피혁부를 경영해 보니 이제 가죽은 리스크가 너무 커서 피혁 전문가여야만 수출할 수 있었다. 신임 본부장에게 부서 현황을 브리핑하며 피혁제품의 한계를 설명하고 부서 폐쇄를 건의하였다.
신임 본부장도 피혁 제품을 잘 알고 있었다. 본부장은 나를 어디로 발령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건의했다.
“일단 부를 과로 통합하고, 그때 다시 고민하세요”
그해 12월 일본 출장을 다녀오니 ‘스포츠 사업본부 생산부장’으로 인사 발령이 나 있었다. 이리하여 봉제 수출에서 내수 의류 브랜드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사진은 라우렐 가죽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