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철의 트렌드읽기) 직장인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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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철의 트렌드읽기) 직장인의 패션

미스터조이풀보이 0 2019.11.05

스트리트 비즈니스 캐주얼 SWAG

 

점심 식사는 늘 고민이다. 한끼를 어떻게 잘 먹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생각 외에도 오늘 점심 시간은 어떻게 잘 보낼까? 오늘 점심시간은 누구랑 함께할까? 오늘 저녁에는 중식당에서 약속이 있는데 점심은 어디에서 먹는 것이 좋을까? 이런 고민 아닌 고민을 마주하게 하는 것이 점심 식사다. 선배 한 분이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점심식사와 퇴근이라고 하는 말에 깊이 공감되었던 것은 필자도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 바로 점심과 퇴근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필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 후배 동료들 역시 필자가 지난 직장 생활 중에 그러하였던 것과 다르지 않다. 다만 달라진 것은 어떤 메뉴를 누구와 먹을 것인가의 의사결정 방식이다. 한 부서의 모두가 부서장이 결정한 식당으로 함께 이동해서 같은 메뉴를 먹고 부서 경비로 결재하던 예전의 모습은 이제 아득히 멀어진 추억의 한 장면일 뿐 지금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모두 각자의 비용을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각자의 방식으로 먹는다.

 

 

직장인 라이프스타일은 비단 점심식사와 회식 등 식생활 문화만 변화한 것이 아니다. 직급 체계와 직책 명칭도 달라지고 일하는 방식과 환경도 다 달라졌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변화된 것 중 하나는 옷차림, 즉 패션이다.

 

넥타이와 셔츠, 그리고 수트를 입는 모습이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모습이라 넥타이 부대라고 불리기도 했다.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 미생에서 퇴근 후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큰 소리로 호기도 부리고 힘들어 하는 동료를 위로하기도 하는 모습을 통해서나 볼 수 있었던 수트(사실 양복이라고 불렸다) 차림의 남성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요즘은 직장인인지 학생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오피스 타운의 대로를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모 대기업의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근무 시 드레스 코드를 캐주얼로 바꾸라고 지시했는데 잘 지켜지지 않아서 본인이 직접 반바지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했다는 일화가 있다. 유니폼과 같이 입혀졌던 수트는 창의성과 근무 편의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캐주얼을 선택하게 된 배경이었다.

 

검정색의 남성 중고생 교복이 교복 자율화가 시행된 1983년부터 캐주얼로 바뀌면서 패션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있었다. 비즈니스 드레스 코드가 수트에서 캐주얼로 바뀌어 가면서도 패션시장의 변화가 많았다. 백화점의 남성 정장과 타운 캐주얼 사이에 캐릭터 캐주얼로 자리를 잡았던 20년전부터 지금까지 세대가 바뀌면서 다양한 캐주얼 웨어들이 선택되었다. ‘교복 자율화와의 차이점은 소비가 강제되어진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캐릭터 캐주얼, 프라이데이 캐주얼, 소프트 트래디셔널 등 여러 모습으로 변화되고 진화하면서 최근 20~30대들은 수트와는 거의 단절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패션 매거진이 아니라 무신사를 통해서 패션 정보를 얻고, 백화점을 거의 가지 않고, 전통적인 발라드와 락보다는 더 다양해지고 새로워진 음악을 듣고 그들이 좋아하고 익숙한 스트리트 캐주얼을 입어 왔다. 모든 소통과 문화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스마트폰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상품 구매도 모바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90년생이 온다(임홍택 지음)’에서 이모티콘과 짤방에 익숙하고 병맛과 드립이 주는 재미에 열광하는 90년대생들이 용산 전자상가를 외면하고 인터넷으로 컴퓨터/노트북를 주문하고 배송 시간이 다소 길더라도 해외 직구를 통해서 본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구입하는 등 그들로 인한 문화와 소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대부분의 복종이 역신장하여도 20% 매출 비중의 명품 카테고리만 성장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스트리트 캐주얼 감각으로 리뉴얼에 성공한 명품 럭서리 브랜드들을 90년대생들이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20~30대 남성들의 근무복이 클래식 수트와 비즈니스 수트인 직장도 아직 있지만 스케이트보드와 힙합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스트리트 비즈니스 캐주얼의 스웩(SWAG) 넘치는 모습의 출근이 잘 어울린다. 아니 훨씬 더 잘 어울린다.

 


박병철 이사는 다양한 복종의 패션 브랜드 사업과 패션몰을 포함한 온오프라인, 국내외 유통에서 머천다이징, 영업, 마케팅 및 전략기획 실행 경험을 통해 고객과 시장을 알고 있는 30년 경력의 비즈니스 디렉터다. 탁월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패션 뿐 아니라 비즈니스 전반의 트렌드를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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