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선주의 감) #8 아이와 함께한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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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선주의 감) #8 아이와 함께한 산책

케이스토리 0 2019.10.14

 

주말이면 모든 일을 접고 일단 서울을 탈출하려고 애쓴다. 토요일 오후에 출발해 고속도로에 차가 막히기 전 일요일 아침에 돌아오는 코스다. 지인들은 그게 더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지만 서울의 현란한 야경에서 벗어family: 함초롬바탕;">책읽기 좋아하는 첫째는 박물관이나 역사적인 유적지에 가면 책에서 읽었던 내용, 유치원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기억해 설명해주는 반면, 둘째는 모든 것이 새로워서 보고 느낀 점을 여과 없이 쏟아낸다. 가끔 이처럼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보면 시각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이번 주는 아침 일찍 돌아오는 길에 낙산사에 들렸다. 산길을 앞서 달려가던 둘째가 큰소리로 엄마를 부른다.

 

엄마, 엄마!! 여기에 돌로 만든 똥이 엄청 많아!!” 라고 고함을 지른다.

 

사람들이 정성을 담아 쌓아올린 돌탑을 처음 보는 이 녀석은 꼭 모양이 같아 보이는 모양이다.

 

똥이 아니고 돌탑이야. 사람들이 소원을 담아 탑을 만드는 거야

소원이 뭔데?”

소원? 원하고 바라는 일이야?”

“?” 아이는 눈을 동글동글 뜨고 원하고 바라는 일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하는 표정을 짓는다.

 

. 일주일간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고 다가올 일주일간의 에너지를 채워올 수 있다.

 

순간, “이 아이는 아직 뭔가 원하고 바라는 일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스친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간절히 바라는 그 무엇이 생겨날까? 막연히 궁금해진다. 산길 가장자리에 끝없이 늘어서 있는 작은 돌탑들을 보니 사람들의 소망이 참 많은 것 같다. 원하고 바라는 일 때문에 삶이 고달프기도 하다는 생각도 겹친다.

 

둘째에게 설명하는 것을 들은 첫째는 집에 가는 길에 엄마가 뽑기 하는 걸 허락해주면 좋겠어라며 돌탑을 쌓는다. 둘째도 언니를 따라 돌탑을 만들기 시작한다.

 

 

감선주 디자이너는 경희대에서 의상학을 전공하고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에서 공부를 더하고 2010년 자신의 브랜드 ‘TheKam’을 런칭했습니다.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의 가면 디자이너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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