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사람들) 패션전문점 햄버거유니버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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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사람들) 패션전문점 햄버거유니버시티

신입사원 0 2021.01.11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눈도 말목까지 올라올 정도로 많이 내렸다. 눈이 오는 날에 항상 그렇듯 길이 얼여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차도도 얼어붙어 차들도 거북이걸음이다. 그러니 웬만하면 외출을 자제하게 된다. 바깥 나들이가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우리가 일하는 곳에도 손님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어릴 적에는 뭔 눈이 그리 많이 내렸는지. 툭하면 무릎 정도까지 올라올 정도로 눈이 내렸다. 이런 엄청난 눈을 맞아가며 밖에서 뛰어놀았고, 아버지도 이런 날 회사로 향했다. 차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니 차도 지금처럼 막히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백화점도 지금처럼 많지 않았지만, 지역의 조그마한 백화점들이 위세를 떨치던 시기였다. 롯데가 생겨나고 현대가 생겨났고 이들이 지역의 백화점들을 사들이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지만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지역의 유명한 백화점들이 서울에 별도 지역 사무소를 운영할 정도로 잘 나가던 때가 있었다. 이들도 결국 IMF를 전후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역사에서 사라졌다.

 

어쨌든 이렇게 지역 백화점이 활성화됐었던 옛날에는 브랜드 영업맨들이 꽤나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지역사무실이 있지만 그래도 본사의 주요 임원들을 만나러 대구로, 광주로, 대전으로 돌아야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 때 패션전문점이라는 것도 인기를 얻었다.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한 중소형 컴팩트 쇼핑몰이 전국을 휩쓸었다. 이들 패션전문점은 보통 패션 업체들의 오랜 꿈인 유통업 진출을 위해 만들어졌던 걸로 안다. 그런데 이들은 IMF를 예상하지 못했고 자체 신용카드 등을 통해 여신을 남발하며 위기에 빠졌고 이후 자연스럽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금도 기억나는 패션전문점이 하나 있는데 명동에 있었던 햄버거 유니버시티. 물론 맥도날드의 이름을 차용한 것이기는 해도 당시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네이밍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벌써 20년도 훨씬 더 지난 옛날 적 이름인데 아직도 머리에 남아 있는 건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상식적이지 않은 파격적인 이름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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