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매년 이맘때면 누구나 그렇듯 올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곤 한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에만 담배를 끊는 친구도 있고, 절주를 선언하는 친구도 있다. 나도 마찬가지여서 매년 이맘때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무언가를 끄적거려 놓는다.
그런데 이렇게 정리한 것들을 나중에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나라 걱정에, 회사 걱정, 가족들의 걱정까지 더해진 우주철학적 접근이 대부분이다. 차라리 담배라도 끊자가 나을지도 모르는 그런 쓸모없는 생각들이 대부분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여서 코로나가 물러가야 하며,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매출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코로나가 물러나야 손님이 오고 손님이 와야 매출이 늘게 되는데 이런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부적을 붙이듯 이렇게 몇 가지 적어 놓고 곰곰이 생각해본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목표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하고, 아이와 같이 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며, 연로한 노모를 위해 안부 전화를 자주해야 하는 뭐 그런저런 일들을 생각해봤는데, 그게 온전히 나만의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오로지 나만을 위한 생각에 잠깐 잠겼는데 쉽지가 않다. 나만을 위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조차 가늠하지 못한다. 그래서 포기하고 그냥 살기로 했다. 생각나는 대로, 느끼는 그대로, 보이는 대로 그냥 그렇게 사는 것, 그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일은 일대로 해야 하겠지만, 그리고 오로지 일을 위한 생각은 일을 위한 생각으로 하고, 그걸 나의 생각으로 포장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만 생각하고 따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