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이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숨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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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이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숨은 뜻

박정식 기자 0 2020.11.19

이랜드가 여성복 사업을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패션 포트폴리오 재편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의 골자는 여성복 사업을 통째로 매각하거나 전략적, 혹은 재무적 투자자와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그룹과 분리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성복 사업이 기업 비즈니스와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랜드의 여성복 브랜드는 미쏘를 비롯해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더블유나인’, ‘이앤씨(EnC)’ 등 총 6개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3000억원 수준이다. 웬만한 주연 패션기업과 맞먹는 규모다. 만약 이번 분리 계획안이 성사되면 패션업계에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복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랜드가 추진하고 있는 분리 방안도 여러 가지다. 전략적 투자도 좋고, 재무적 투자도 좋고, 매각도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매각이 되면 이랜드와 결별하는 것이 되지만 전략적 투자나 재무적 투자는 이랜드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런데 이랜드가 여성복 사업을 분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비효율일 것이다. 특히 이랜드의 기본 정책과 여성복 비즈니스가 잘 맞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제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여성복은 단품 소량 생산에 익숙하다. 아니면 글로벌 SPA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데 SPA 브랜드도 일주일에 수천개의 상품이 나올 정도로 빠르게 트렌드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이랜드는 트렌드 생산 능력 보다는 베이직 아이템의 대량 생산에 익숙해 여성복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데코나 네티셧닷컴과 같은 전문 여성복 업체를 인수해 여성복 사업을 확장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했다.

 

때문에 패션시장의 패러다임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X세대에서 MZ세대로 옮겨감에 따라 여성복 비즈니스를 이끌어갈 동력이 약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매각 이유는 이랜드가 밝혔듯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성복을 버리고 스포츠와 SPA에 주력한다는 게 이랜드측의 입장이다.

 

그런데 이 같은 패션 포트폴리오는 명분일 뿐 다른 속내가 읽혀진다. 사실 이랜드는 지금까지 유통과 패션, F&B 등을 보유한 전통적인 제조 유통 기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이런 전통적인 방식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온라인으로의 이동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돼 온라인 플랫폼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랜드 내부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사실 다른 패션 기업들에 비해 이랜드의 온라인화나 플랫폼화가 늦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랜드는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플랫폼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얼마 전 오픈한 아동 플랫폼 키디키디에 거는 기대가 크다. 키디키디는 커뮤니티와 커머스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는 새로운 방식의 커머스도 미래지향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이랜드는 패션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구분하고 온라인으로 전화하지 못할 것 같은 브랜드를 정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물론 이게 현실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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