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와 ‘블루엘리펀트’의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에서 ‘젠틀몬스터’를 전개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먼저 웃었다.
지식재산처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 대전지방검찰청 특허범죄조사부는 타인의 상품 형태를 모방한 제품을 수입 판매한 혐의로 ‘블루엘리펀트’ 기업 대표 등 3명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디자인권이 등록되지 않은 상품 형태 모방만으로 형사 처벌이 이뤄지고 대표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이번 사례가 디자인 창작과 공정 경쟁 환경을 보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이아이컴바인드측은 수사 결과 해당 기업은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 없이 ‘젠틀몬스터’의 인기 제품을 촬영한 뒤 해외 제조업체에 발주하는 방식으로 아이웨어 모방 상품 50종과 파우치 1종을 제작해 2023년 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32만1000여개(소비자 기준 판매가 약 123억원)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같은 기간 모방 제품 44종, 약 41만3000여 점을 해외에서 수입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웨어 모방 상품 50종 가운데 29종은 3D 스캐닝 분석 결과 원제품과의 오차가 1mm 이내로 95% 이상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8종은 일치율이 99% 이상으로 이른바 ‘데드카피’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우치의 경우 ‘젠틀몬스터’가 디자인을 공개한 지 2년이 지난 2023년 5월 동일한 디자인을 대표이사 명의로 출원 및 등록까지 완료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해당 파우치 제품에 대해 올해 3월 특허심판원에 무효 심판을 제기했으며 현재 심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모방 행위을 기반으로 ‘블루엘리펀트’의 매출은 2022년 약 9억원에서 2023년 57억원, 2024년 300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대전지방법원은 해당 제품 판매 수익이 범죄 수익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성수동과 신용산 등 서울 주요 상권에 위치한 법인 소유 부동산에 대해 약 78억원 규모의 추징보전 명령을 내렸다.
‘젠틀몬스터’ 측은 “디자인 산업은 창작자들의 오랜 연구와 실험, 투자를 통해 만들어지는 분야”라며 “이번 사례가 디자인 창작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이웨어 제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디자인, 설계, 시제품 제작, 양산 준비 등 전 과정에 약 50여 명의 인력이 참여하고 평균 13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3D 스캐닝 등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제품의 형태를 그대로 복제할 경우 완제품 생산까지 한 달도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품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 비용을 사실상 건너뛰는 방식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블루엘리펀트’측은 검찰 기소에 관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안경이 인체공학 구조상 유사한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특수성이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형태적 특이성이 없는 선행 제품 참조는 안경 업계의 매우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입장이다. ‘블루엘리펀트’측는 “안경이 패션처럼 제품 주기가 짧은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트렌디한 제품을 빠르게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시장에 나와 있는 선행 제품을 참조하는 것은 안경업계의 매우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은 ‘타인이 제작한 상품과 같은 종류의 상품이 통상적으로 갖는 형태는 보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시중에서 판매 중인 안경은 대부분 비슷해 소비자들이 고소인 로고가 없는 안경을 보고 해당 제품으로 인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안경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