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링이 문화예술계 내 성평등 확립을 목표로 하는 ‘우먼 인 모션’ 이니셔티브의 10주년을 맞아 2015년 이후 영화 산업 내 성평등의 변화를 분석한 심층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USC(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이자 다양성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애넌버그 포용정책연구소의 창립자 스테이시 L 스미스 박사와 함께 진행했다.
우먼 인 모션은 2015년 칸 영화제에서 출범해 문화예술계 내 여성의 역할과 기여를 조명하는 케어링의 대표 이니셔티브다. 칸 영화제의 공식 프로그램으로서 어워즈, 토크, 팟캐스트 등을 운영하며 영화 산업 내 성평등과 여성 대표성 제고를 위한 논의를 촉진하고 신진 여성 감독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니셔티브 출범 이후 영화계 내 성평등의 진전을 평가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장벽과 그에 대한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케어링과 스미스 박사는 우먼 인 모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의 의견과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을 접목해 영화 산업 내 여성 대표성에 대해 정성적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는 영화 산업 내 여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담론과 실천의 장을 조성해 온 케어링의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성과로 향후 활동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박스오피스 상위 100편 영화 중 여성 배우가 주연을 맡은 비율은 32%에서 54%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주연 영화가 남성 주연 영화와 동등한 흥행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한 진전이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 캐릭터가 성 고정관념에 따라 묘사되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스크린에 등장한 대사를 가진 배역 중 여성의 비율은 평균 32%에 불과했다. 이들 중 약 25%는 선정적인 의상을 착용했으며 또 다른 25%는 신체의 일부가 드러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문제는 케어링이 주최하는 우먼 인 모션 토크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참가자의 약 35%는 여성 캐릭터가 여전히 대상화되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 또한 더디다고 지적했다. 여성 캐릭터의 편향된 묘사는 결과적으로 여성 배우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카메라 뒤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박스오피스 상위 100편 영화 중 여성 감독의 비율은 7.5%에서 13.6%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0년간 여성 감독의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케어링은 여성 예술인이 마주하는 여러 장벽 가운데 영화 제작을 위한 자금 마련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떠오르는 신예상’을 통해 여성 창작자들이 자신의 첫 장편 영화를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해 왔으며 현재까지 총 11명이 수상자로 선정돼 23편의 영화가 제작됐다.
이 중 다수는 국제 영화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22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카를라 시몬의 영화 ‘알카라스의 여름’, 2024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마우라 델페로의 ‘베르밀리오’가 대표적이다.
올해 ‘떠오르는 신예상’은 영화 ‘마나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브라질 감독 마리안나 브레난드에게 수여된다. 작품은 몰입도 높은 전개, 감각적인 영상미,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시상식은 칸 영화제 기간 중 열리는 ‘우먼 인 모션’ 행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케어링은 우먼 인 모션을 통해 영화 예술 분야에서 여성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여성 감독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지속함으로써 더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평등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