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KE NEVER 캠페인에 대한 의문
무신사와 한국브랜드패션협회가 국내 패션 브랜드 디자인 지식재산권 보호와 가품 근절을 목표로 페이크 네버(FAKE NEVER)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발표했다.
무신사측은 무신사와 함께 성장하며 국내 패션 업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서 ‘디스이즈네버댓’, ‘리’, ‘마르디 메크르디’, ‘엠엠엘지’, ‘커버낫’ 등이 캠페인에 동참한다고 덧붙였다.
패션업계에서 디자인 카피와 상표권 도용은 오래된 고질병이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상표와 디자인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예전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도용하는 사례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온라인이 급성장하며 디자인 카피가 더욱 성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리딩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패션업계 큰 손들이 모여 지식재산권 보호에 나선 것은 칭찬할 일이다. 이번 캠페인으로 지식재산권 침해와 무단 도용이 조금이라도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런데 이번 캠페인에서 몇 가지 의문점을 갖게 한다. 첫 번째는 첫 캠페인 슬로건이고 두 번째는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다.
첫 번째 의문, FAKE NEVER 캠페인은 무신사가 노골적으로 NAVER를 저격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무신사는 지난해 크림과의 가품 논란에서 완패했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크림측의 이슈 점화와 그에 대한 해결책이 무신사 보다 앞섰다.
이런 악연 때문인지 첫 캠페인 슬로건이 페이크 네버, FAKE NEVER는 네이버를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만약 색깔마저 초록색으로 했다면 빼박이었을 듯 싶다.
두 번째 의문,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 건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브랜드 중 비케이브의 브랜드가 여럿이 있다는 점이다. 비케이브는 얼마 전 ‘마크곤잘레스’와 ‘와릿이즌’의 상표권 논쟁이 있었다.
비케이브는 얼마 전 ‘마크곤잘레스’와의 계약 기간 종료(엄밀히 일본 브랜드 관리업체)되며 ‘마크곤잘레스’의 서명 중 일부를 이어받은 ‘와릿이즌’이라는 브랜드로 전환해 국내 전개하고 있다. ‘마크곤잘레스’ 상표 관리자는 이에 반발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자료를 뿌렸지만 기사화된 것이 거의 없었고 비케이브측에서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상표권 사용에 대한 법적인 결적은 법원에서 할 일이지만 패션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한 비케이브측의 태도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대목이다.
또 무신사와 얼마 전 발족한 한국패션브랜드협회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비케이브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인지도 의문이다.
패션업계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에 나선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또 더욱 강력한 조치나 캠페인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다만 이 캠페인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주변부터 둘러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게 법적인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문제이더라도 캠페인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