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 부도 여파로 기업 리스크 관리 중요
화승의 법정관리 여파로 패션 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최근 장기 침체의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패션업계에서 화승을 시작으로 제2, 제3의 부도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어음 거래를 관행으로 여기는 패션업계의 경우 기업 납품 대금 관리는 물론 경영 전반 위축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실제로 납품을 받은 업체가 어음 발행 후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되는 등 예상치 못한 지급 불능, 연체 상황이 발생하면 물건을 납품한 업체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다만 사전에 이런 불안을 관리하는 방법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신용보험(Trade Credit Insurance)의 수단이 있다. 최근 규모와 전통을 자랑하던 중견 기업들까지 차례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업계의 연쇄 피해로 충격이 확산되자 신용보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물품을 납품하는 판매자가 유통업체 등 구매자 동의 없이 직접 가입할 수 있는 신용보험(매출채권 신용보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신용보험은 납품을 받는 구매 업체의 예상치 못한 지급불능이나 연체와 같은 신용 리스크, 부실 채권으로 인한 매출채권 손실을 예방하고 보험금으로 회수하는 금융상품이다.
신영인 NCRM 보험중개 신영인(사진) 대표는 “공급 과잉과 구매자의 협상력이 상승하고 있는 현 시장 상황에서 납품하는 판매기업이 납품을 받는 구매자(유통업체)로부터 담보를 확보하는데 현실적으로 제약이 따른다”며 “담보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신용보험인데 구매자(납품받는 업체)의 동의나 고지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기업 스스로가 리스크를 관리하고 기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신용보험은 승인 신용한도 이내에서 부실채권의 최대 90%까지 보험금으로 회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품 납품으로 유통사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이 500억원이고 이 중 승인신용한도가 400억원이라면 400억원의 90%인 360억원까지 최대 보장 받을 수 있다. 보험료도 담보확보 비용보다 더 낮다.
신용보험은 해외에서는 이미 1890년대부터 도입되었지만 국내에는 2001년에 도입되었다. 아직 패션업계에서는 생소하지만 제약, 화학, 무역 등 다양한 업종에서 우량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용보험 가입이 확산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도 최근 신용보험에 가입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휠라코리아(대표 윤근창)가 대표적인데 휠라는 NCRM을 통해 지난 2017년 신용보험회사의 매출채권 신용보험(Trade Credit Insurance)에 처음 가입했다.
홀세일 비즈니스 관련 가입을 시작으로 이듬해 2018년에는 이미 담보를 확보한 대리점만을 제외한 전체 거래 유통채널에 대한 가입을 진행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 법적 제도를 통해 다양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NCRM을 통해 신용보험 가입을 진행하게 되었다”며 “실제 보험을 통해 매출채권을 지킬 수 있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신용보험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기업 활동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재고 부담 가중과 소비 심리 위축으로 패션 업계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 상대방의 부도 리스크는 당분간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패션 업체들의 신용보험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신용보험 등을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매출채권 신용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