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 아이와 책 읽기
“책 좀 읽어!”
요즘 아이가 매일 듣는 잔소리입니다.
사실 아이는 책 읽을 시간이 부조한 편입니다.
아직은 책 보다는 유투브같은 동영상 검색을 좋아합니다.
아빠의 휴대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나올 줄을 모릅니다.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 싶어 화장실 문을 열면 엄청 큰 게 나왔다며 엉덩이를 들어 증거물을 보여줍니다.
적당히 하고 나오라고 타이르기도 하고, 때로는 휴대폰을 압수해 돌아오기도 합니다
가끔은 책을 가지고 화장실에 들어갈 때도 있지만, 아직도 열에 아홉은 휴대폰을 챙겨 들어갑니다.
아이는 책을 읽는 것보다 아빠가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같이 잠자리에 들어가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어줬습니다.
요즘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책을 읽어주는 아빠에게 아이는 얘기합니다.
“아빠 조금만 더 조용한 소리로 읽어줘요~”
“아빠 졸리면 그만 읽어도 돼~”
아이와 동화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저도 잠이 들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입니다.
그날도 아이를 재우기 위해 침대에 누워 책을 펼쳤습니다.
그날 고른 책은 신데렐라 팝업북입니다.
신데렐라가 멋진 드레스를 입고 궁궐에서 열리는 무도회장에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책 속에는 화려한 조명과 멋진 왕자, 그리고 예쁜 신데렐라가 나타났습니다.
“왕자는 신데렐라를 보고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신데렐라도 왕자의 멋진 모습에 반했습니다“
책을 읽고 있느데 옆에서 듣고 있던 따님이 소리쳤습니다.
“신데렐라야, 난 매일 멋있는 사람이랑 같이 있거든. 안부럽거든!!”
ㅋㅋㅋ 당시만 해도 딸의 눈에는 아빠의 모습이 멋져 보였습니다.
어쩌면 아빠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일수도 있겠지요.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 눈의 콩깎지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흐믓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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