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hoice의 Market Story 7 - ‘kappa’의 정체

instagram facebook youtube
OPEN WRITE
▶ 모바일 홈 화면에 바로가기 추가하기

BHChoice의 Market Story 7 - ‘kappa’의 정체

BHChoice 2 2019.04.02

BHChoiceMarket Story 7 - ‘kappa’의 정체

 

casual일까? sports일까?

 

지난주에 ‘Kappa’ 브랜드에 대한 글을 올렸다. 몇몇 독자들이 카파’ launching 당시의 뒷이야기를 좀 더 들려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지난 여섯 번째 글에 이어 그때를 회상해보려 한다.

 

먼저 Sports 시장의 흐름과 특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Sports 시장은 여타 Fashion 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가진다. 자본이 상대적으로 많이 투입되어져야 하는 까닭에 중소 규모의 기업이 뛰어들기 쉽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Key word감성인 반면, 스포츠 브랜드의 Key word기능성이다. 스포츠에서 기능성은 운동 특성 상 종목별로 의 조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functional technology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포츠 브랜드에서의 기능성은 의류도 중요하겠지만 신발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factor이다. 따라서 이 기능성을 연구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 이유로 더 많은 투자 자본을 요구한다. 의류 봉제가 one process적인 성향임에 반하여 신발은 assemble process 형태로 이루어진다. 마치 자동차나 선박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조립 공정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관련 산업이 보다 복잡다단하게 얽혀진다는 것이므로 적은 규모의 자본이 소화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사이즈 운영면에서 risk가 상당하다. 옷은 남성이나 여성 모두 각각 평균 4개 사이즈 정도면 어느 정도 소비자들을 수용할 수 있지만 신발의 경우는 그 폭이 상당히 넓다. 성인의 경우 남녀 각각 최소 6~7개 사이즈를 운영하기 때문에 생산비용, 재고부담비용 등 모두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제 스포츠 시장에서 규모가 큰 기업들이 왜 시장을 과점적 형태로 지배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게도 변화가 감지되었다. BHChoiceMarket Story 두 번째 이야기, 화승에 대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포츠 브랜드들에게도 그동안 도외시했던 감성의 충족이라는 과제가 급부상한 것이다. ‘Adidas’가 요지 야마모토를, ‘PUMA’가 질 샌더라는 톱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스포츠 스타만을 스타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대중 연예인을 활용하는 것으로 변화하면서 시장의 Needs를 순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그 시기에 ‘FILA’‘HEAD’보다도 더 과감한 패션성을 추구하는 ‘Sports Replay’, ‘EXR’ 등이 등장하게 된다. ‘Sports Replay’casual 패션을 기반으로 스포츠를 접목한 것이라면 ‘EXR’은 스포츠를 기반으로 패션너블한 캐릭터를 추구했다는 면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Sports Replay’가 선도적인 감성 스포츠룩을 표방했지만 캐주얼의 한계성을 드러낸 반면, ‘EXR’은 스포츠라는 기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 기간 영속하는 차이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다른 스포츠 브랜드처럼 더 확장하지 못한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자.

 

‘Kappa’의 런칭은 그런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에 매우 유효한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갖게 되었고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다. 필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브랜드를 경영하려면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말한다. 옷을 보지 말고, 신발을 보지 말며, 옷 시장(market)을 보고, 신발 시장(market)을 보라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Kappa’를 도입한 대표는 카파라는 외국 브랜드를 빌어 옷장사만을 생각했다. 해운대 백사장 농악대 행진(노이즈 마케팅으로 해석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시골 간이 정류장 유통 의견은 그가 업계를 몰랐기 때문에 브랜드 build-up의 개념이 없었다는 면에서는 이해할 수 있으나 조직을 갖춤에 있어 낮은 수준의 샐러리캡 order는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F/W시즌 런칭을 목표로 신입이나 다름없던 직원들은 말 그대로 각전고투를 다했다. 이태리 하이 퀄리티 감성 이미지의 ‘coming soon’ 잡지광고도 고심하고 선별해서 내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opinion leader 사이에 카파라는 브랜드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당시 최고 가수인 이승철이 직접 연락을 해왔다. “진짜 카파가 국내에 들어오느냐?”며 별도의 모델료를 받지 않고 부활 멤버들과 함께 모델이 되어주겠다고 자청했다. 워커힐 호텔에서 ‘KAPPA’ Launching Show도 진행하면서 유통망 확보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는 등 역경 속에서도 하나씩 모양새가 만들어져 갔다.

20046월 어느 날, 목표했던 런칭이 2달이 채 남지 않을 무렵 대표가 새로운 사람을 영입했다. H씨였다. 그는 ‘Nix’, ‘어바웃’, ‘tea’, ‘RU Jean’ 등을 거쳐 캐주얼 패션 시장에 꽤나 명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때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런칭 마무리를 보다 잘 다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이 합류하여 한 팀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반갑게 맞았다. 그는 누구나 알아주는 캐주얼 전문가였지만 스포츠 시장은 처음이었다. 문제는 그것이었다. 시장은 이미 우리 브랜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스포츠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서 브랜드를 운영해야 스포츠 브랜드들이 갖는 거대 볼륨과 영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필자의 주장과 달리 그는 일단 성공적인 런칭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캐주얼 브랜드를 런칭했고 스포츠 브랜드처럼 Bulky markettargeting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다른 시각으로 보면 Brand concept보다 Product concept에 몰입되어지는 것이며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보는 것이다. 물론 신발을 제외한 그의 의류 컬렉션의 안목은 대단히 뛰어났다.

 

우여곡절 끝에 2004Fall/Winter 시즌 새로 시작한 카파는 대단히, 아니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압구정, 명동, 강남 전국 다운타운 길거리 어디에서나 카파로고와 엠블럼이 그려진 트레이닝복을 입은 사람을 보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다음 해인 2005S/S, F/W 시즌을 거치면서 ‘Kappa’의 매출 구조는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렸는데 당시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한 시즌 만에 브랜드가 쇠락할 수 있는지 의아해 할 정도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오늘날 카파1990년대 후반처럼 다시 운동복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 브랜드가 오래 걸려야 성공한다는 철칙도 없고, 한번 뜬 브랜드는 최소 몇 년을 간다는 보장도 없다. 시장의 상황과 궁합이 맞으면 바로 뜰 수도 있고, 그 궁합이 절묘해야 오래갈 수 있는 것이다. 옷이나 신발을 만들어 팔지 말고, 시장에서의 브랜드를 정립하고, 브랜드를 제대로 팔 궁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옷 전문가, 신발 전문가가 따로 있고, 브랜드 매니저가 따로 있는 것이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

Comments

홍순호 2019.04.03 04:07
나도 '카파' 브랜드가 기억납니다. 그런데 그것이 불과 일 년만의 라이프 사이클였다니요. 믿어지지가 않는군요. 하지만 이 의미는 그만큼 센세이션을 일으켰단 반증이랄 수도 있겠네요. 그랬던 브랜드가 이렇게 쉽게 사그러들다니... 역시 사람이 만사인가 봅니다. 살리는 것도 사람이요, 죽이는 것도 사람이라...
BHChoice 2019.04.04 07:49
맞습니다...
능력에 맞게 사람을 쓰는 일, 용인술을 경영의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이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