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많은 패션기업들이 올해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과 지난 2년 여 동안 억눌렸던 소비시장이 한꺼번에 폭발하며 큰 폭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 같은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 때문에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원부자재 수급에 문제가 생겼고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으로 생산가격마저 크게 상승, 물량을 늘리지 않고도 비용이 상승해 실질적인 생산 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각종 지표들도 부정적인 경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0% 올랐다. 상승률로는 지난 4월(4.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7월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 5.6%, 11월까지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패션 경기조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가 2023년 패션 시장을 전망하는 ‘The State of Fashion 2023’을 통해 새해 패션 산업의 핵심 주제를 ‘불확실성에 직면한 회복력(Resilience in the Face of Uncertainity)’으로 정의했다.
맥킨지는 새해 글로벌 패션 성장 전망을 명품 5~10%, 나머지 전체 패션은 –2%에서 +3% 사이로 내다봤다. 이처럼 성장 폭을 넓게 예측한 것은 그만큼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처럼 소비여력이 줄어들고 패션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패션 업체들도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최소한의 물량으로 시작해 경기 상황에 따라 물량을 조절하는 반응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년 힘들지 않는 해가 없지만 올해는 유독 사업계획을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가 좋든 안 좋든 확실한 시그널이 없어서 내년 계획 수립이 어려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