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가 ‘블루엘리펀트’ 디자인등록에 대해 제기한 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
‘젠틀몬스터’측은 이번 사건은 단순 모방 논란을 넘어 이미 공개된 타사 디자인과 유사한 형태를 디자인권으로 등록한 뒤 권리화까지 시도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고 주장했다. 또 업계에서는 “남의 디자인을 베낀 것도 모자라 권리로 등록한 황당한 사례”라는 반응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표 도용 사례를 공개했다. 2021년 ‘젠틀몬스터’는 안경파우치를 선보였는데 ‘블루엘리펀트’는 2년이 지난 2023년 상반기에 해당제품과 매우 유사한 파우치를 내놓고 그 해 6월 디자인 등록까지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일반심사제도는 선행 디자인의 존재 여부를 검토하는 절차를 거치지만 일부심사등록제도는 선행디자인 조사 과정 없이 비교적 간소한 방식으로 등록이 이뤄진다. ‘블루엘리펀트’는 이 간소한 절차를 이용, 타사의 디자인과 사실상 동일한 형태를 뒤늦게 등록해 권리처럼 주장한 것이다. 특허심판원은 결과적으로 해당 등록디자인이 ‘젠틀몬스터’의 파우치 디자인과 유사하여 신규성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등록무효 결론을 내렸다.
‘젠틀몬스터’ 측은 이번 심판 과정에서 단순 외형 비교를 넘어 실제 제품을 분해한 자료까지 제출했다.
심판에서 문제 된 요소는 다음과 같다. 입구 부분의 굵고 자연스러운 주름 구조, 상단 양측 금속 장식의 위치와 형태, 박음질선 배치 방식, 내부 보강재 구조와 패턴 등이다.
특히 내부 구조까지 유사하다는 점은 단순 참고 수준이 아니라 구조적 모방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에 대해 “젠틀몬스터 저렴이 버전 같다”, “같은 제조사 제품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심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 카피 논란을 넘어 ‘모방 디자인의 권리화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 때문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유행 디자인을 빠르게 따라 하는 사례는 흔하지만 공개된 타사 디자인과 유사한 결과물을 오히려 디자인권으로 등록해버리는 경우는 훨씬 민감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만약 이런 등록이 그대로 인정된다면 오히려 원창작자가 법적 공격을 받는 역전 현상까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젠틀몬스터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이번 심결에 대해 “타사 디자인을 모방해 권리화하는 행위에 제동을 건 사례”라며 “창작과 브랜드 구축에 대한 정당한 보호 원칙이 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블루엘리펀트’는 ‘젠틀몬스터’ 제품 디자인을 베껴 32만1천여 점을 대량 판매한 혐의로 이미 대표가 구속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젠틀몬스터’를 베껴서 올린 매출은 약 123억원대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